내비게이션 ‘DMB’ 타고 달려볼까

  • 입력 2005년 11월 2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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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폰터스’를 만드는 현대오토넷은 19일 막을 내린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대표단 및 취재진용 셔틀 버스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를 제공해 ‘DMB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회사는 “달리는 차에서도 화면이 끊기지 않는 고화질의 DMB 방송을 APEC 대표단과 취재진에 선보여 우수한 차량용 DMB 단말기 기술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현대오토넷은 다음 달에는 DMB 단말기와 내비게이션이 결합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12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상파 DMB 방송을 앞두고 DMB 단말기 겸용 내비게이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DMB 특수 잡아라”

지상파 DMB 방송은 2만 원의 가입비와 월 1만3000원의 수신료를 내는 현재의 위성 DMB 방송과 달리 가입비가 따로 없다. 단말기만 있으면 누구나 차 안에서 TV를 즐길 수 있게 된 셈.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지상파 DMB 방송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인 드라이브’라는 내비게이션을 만드는 파인 디지털도 이달 말 차량용 TV와 화면 크기가 같은 7인치 화면의 DMB 일체형 내비게이션을 내놓는다. DMB 방송을 보면서 차량용 스피커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FM 모듈’ 기능을 갖췄다.

현대오토넷이 내놓을 예정인 DMB 단말기 일체형 내비게이션은 6.2인치 화면에 MP3플레이어, 사진 보기 등의 부가 기능까지 갖춘 ‘다목적형’이다. 이 회사는 내년 초에 현대·기아자동차에 에쿠스와 오피러스용 DMB 셋톱박스도 공급할 예정이다.

‘아이나비’를 제작하는 팅크웨어도 우선 시장 상황을 두고 본 뒤 DMB 일체형 내비게이션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비게이션 ‘성장 기폭제’ 될까

DMB 방송을 계기로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드는 회사도 있다.

휴대용 멀티미디어재생기(PMP) 제작 업체인 디지털큐브는 올해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PMP ‘아이스테이션’을 내놨다.

유비스타, 퍼스널텔레콤, 지티전자 등 DMB 단말기나 PMP 단말기,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을 제작하던 업체들도 DMB 수신 기능이 있는 내비게이션으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 DMB 방송이 내비게이션의 ‘제2 도약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990년대 말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내비게이션은 100만 원이 넘는 고가(高價) 제품이었으나 올해 초 30만∼50만 원대의 중저가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내비게이션 판매량은 지난해 20만 대에서 올해 60만 대, 내년에는 10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성장세에 지상파 DMB 방송이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내비게이션 유통업체인 ‘파인웍스’의 김명준 이사는 “이전에는 내비게이션의 선택 기준이 지도 용량 등 기본 기능에 있었다면 최근에는 DMB 방송 수신, 멀티미디어 등 부가 기능 유무가 기준이 되고 있다”며 지상파 DMB 방송 개시가 판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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