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영 파워’…“삼성-LG 붙어보자”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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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低價) 정책으로 틈새시장을 노려라.’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고선명(HD) 디지털 TV 시장에 중견 전자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현대이미지퀘스트, 디보스, 이레전자, 디지털디바이스 등이 대표적인 회사. 이들은 주로 해외 수출에 주력해 오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국내 시장에 눈을 돌려 대기업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대 무기는 대기업 제품보다 20∼30% 싼 가격.

○ 싼 가격으로 승부한다

소비자들이 디지털 TV를 살까 말까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날로그 TV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 때문.

중견 업체들은 이런 점을 파고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260만∼290만 원 수준. 반면 중견회사 제품은 180만∼219만 원으로 70만∼80만 원 이상 싸다.

42인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는 대기업보다 1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값이 싼 이유는 유통이나 조직 관리 등에 쓰는 비용이 대기업보다 훨씬 적기 때문.

○ 왜 국내로 눈을 돌렸나

디지털 TV 시장의 규모가 앞으로 훨씬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시대가 오면 디지털 TV는 아날로그 TV를 대체하는 생활 필수품이 된다는 것. 그만큼 시장이 세분화돼 소비자 층이 넓어지고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보스 등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기업들은 국내 시장 진출을 통해 회사와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 변화가 빠른 국내 시장에서 제품 기능과 디자인을 충분히 검증받은 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 품질과 향후 전략은

중견 전자업체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LG필립스LCD에서 LCD 패널을, 삼성SDI와 LG전자에서 PDP를 사서 디지털 TV를 만든다. 따라서 대기업 제품과 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값싼 중국 또는 대만산(産) 패널을 쓰기도 한다. 고장 수리 등 애프터서비스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회사도 있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 인터넷이나 디지털카메라 등과 연계한 디지털 TV로 틈새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디보스는 7월 인터넷 검색과 전자앨범 편집 등이 가능한 LCD TV ‘비체’를 선보였고, 현대이미지퀘스트는 고급형 브랜드 ‘뷰온’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통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레전자와 디지털디바이스는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기존 매장 외에 대형 백화점으로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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