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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8월 31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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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가 멕시코만 일대의 정유시설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30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61달러(3.9%)가 오른 69.81달러에 마감해 종가기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인도분 무연휘발유도 이날 20.1%나 폭등하면서 갤런 당 2.474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전문 온라인매체인 마켓워치는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갤런 당 3.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미 국내 휘발유가격은 미국인들에게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인식되는 '갤런 당 3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지금은 값싼 중국산 제품이 많아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석유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줄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고유가→경기침체'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카트리나가 할퀴고 간 멕시코만 일대 석유시설의 피해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유가 70달러 시대'가 계속되면 소비침체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실제로 월마트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고유가가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그동안 소비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 부동산가격이 앞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최근 부동산 거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한편 30일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8월 9일 회의록 요약본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고유가 등을 근거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의 성장이 주춤하면 한국 등 다른 국가의 성장률도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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