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향토기업 우리가 살린다”

  • 입력 2005년 5월 31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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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을 살리자.’

경영난이나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기업을 위해 자치단체와 주민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남 강진군은 1986년 문을 연 해태유업 호남공장을 회생시키기 위해 매달 첫째 주 금요일을 ‘해태의 날’로 정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우유와 두유, 치즈 등 40여 가지의 유제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부도가 나 올해 4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민·관이 함께 나서 지역기업 사랑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

군청 직원 600여 명은 아침 출근 전에 해태우유를 마시고 학교급식과 유관 기관 구내식당에 우유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군은 또 최근 향토기업 회생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서신을 출향인사와 향우들에게 보냈다.

하종길(河鍾吉) 강진군 지역경제과장은 “연간 2300만원의 지방세를 납부하고 주민 1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지역 업체의 어려운 사정을 두고 볼 수 없어 군민들과 함께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 오리 육가공업체인 전남 나주시 ㈜화인코리아도 2003년 말 부도가 난 뒤 각계의 노력으로 회생 궤도에 진입했다.

나주시와 농협이 매달 한차례 이상 오리고기 시식회 등 소비촉진에 나서고 전남도의회와 나주시의회, 사육농가가 힘을 보태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대일(對日) 수출을 재개하면서 지난해에는 부도가 나기 전의 3분의 1 수준인 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광주에서는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OB맥주㈜ 광주공장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1987년 광주 북구 양산동에 문을 연 OB맥주 광주공장은 200여 명의 주민을 고용하고 40여개 협력업체와 수주 계약을 맺은 광주의 대표적 향토기업. 맥주 1병당 1원씩 장학기금을 적립해 2003년과 지난해 각각 2500만원, 3000만원을 광주시에 기탁했다.

그러나 광주에서 OB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50%를 갓 넘는 수준. OB의 다른 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이나 충북 청원의 75%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광주시는 2년 전 간담회나 만찬 등 시 구 주관행사나 회식 때 OB맥주를 이용토록 하는 등 소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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