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朴昇·사진) 한은 총재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한국과 미국 간 장기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콜금리를 내리면 경기개선 효과는 별로 없고 부작용만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은 원금을 손해 볼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1, 2년 뒤에는 자산 거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보다 손해를 본다면 잘못된 것이며 이는 중앙은행의 정책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후진국의 경우 부동산 위주로 자산관리가 이뤄지는 데 반해 선진국은 금융자산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한다”며 “후진국 방식을 답습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콜금리 동결은 ‘경기 살리기’를 위해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정책당국의 뜻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박 총재 발언의 영향으로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3%포인트 급등한 3.58%로 마감했다.
이강운 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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