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만이 희망’… 지방 틈새시장 활기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7시 32분


부산 사직동 LG자이 모델하우스. 이 아파트는 고소득자를 겨냥한 틈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제공 LG건설
부산 사직동 LG자이 모델하우스. 이 아파트는 고소득자를 겨냥한 틈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제공 LG건설
아파트 분양시장에 실수요자를 겨냥한 틈새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주택건설업계는 규제가 많은 대도시 대신, 인구가 적더라도 실수요자가 많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동안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중소도시가 오히려 분양시장 침체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일부 부유층만을 겨냥해 고급 아파트를 공급하는 틈새 마케팅도 관심을 끌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들어 경남 사천시, 진해시, 김해시 등에서 2743가구를 분양했다. 현재까지 분양률은 90%를 웃돈다. 지방의 분양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 회사 주택사업3팀 서상렬 과장은 “지난 2, 3년 동안 대도시는 공급 과잉 상태였다”며 “청약 바람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도시보다 중소도시가 낫다”고 말했다.

LG건설은 7월 공급한 경남 함안군 ‘함안 LG자이’ 아파트 계약률이 90%를 넘었다고 밝혔다. 분양 당시 청약률 경쟁률은 2.5 대 1을 보였다.

대림산업이 이달 초 경기 오산시 원동에 분양한 ‘원동 e편한세상’은 지방 실수요자를 겨냥해 분양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2368가구의 대단지가 1.5 대 1의 청약률을 보였고 계약률도 85%를 넘었다.

LG건설은 전국에서 분양 시장이 가장 얼어붙은 곳으로 꼽히는 부산에서 부유층을 겨냥한 틈새 분양에 나섰다.

18일부터 청약을 받기 시작한 부산 사직동 ‘사직 LG자이’는 평당 분양가격이 920만원대로 부산에서 최고 수준이다. 부산에서 고급 주거지로 꼽히는 사직동에 차별화된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모델하우스를 열기 전까지는 초청장을 가진 사람에게만 내부를 보여 줬다.

LG건설 영남사업본부 윤경성 상무는 “분양 침체기에는 실제 입주하려는 수요자를 대상으로 공급해야 미분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 등 일부 도시에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는 점을 노린 청약자도 적지 않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침체된 경기를 고려할 때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는 곳에서 웃돈을 노리고 분양받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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