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온도계’ 體感과 거리 크다

  • 입력 2004년 8월 22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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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와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體感)경기’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해 2·4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넘는 5.5%를 기록했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성장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통계청이 매달 집계하는 물가상승률도 ‘3%대 중반’이라는 발표와는 달리 국민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9%대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체감성장률은 3.9%?=올해 2·4분기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정보기술(IT)산업의 호황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은에 따르면 2·4분기 IT산업은 28.1% 성장하면서 GDP 성장을 주도했다. IT산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성장률은 2.6%에 불과했다.

그러나 IT산업 취업자가 국내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5.5%에 그친다. 이는 비(非)IT산업에 종사하는 나머지 94.5%가 느끼는 성장률은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취업자 비중을 가중치로 부여해 체감성장률을 계산할 경우 IT산업 성장률은 1.5%(성장률 28.1%×취업자 비중 0.055), 비IT산업 성장률(2.6%×0.945)은 2.4%로 취업자 기준 체감성장률은 둘을 합쳐 3.9%라는 수치도 나온다. 이럴 경우 2·4분기 실제성장률과 취업자 기준 체감성장률 사이에 1.6%포인트 격차가 있는 셈.

6월 물가 상승률(전년 동월대비, 단위:%)
실제 물가상승률3.6
체감물가상승률일반 국민9.73
전문가7.74
실제 물가상승률은 통계청 자료. 체감 물가상승률은 국무조정실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것.(자료:통계청, 국무조정실)

▽체감물가는 실제 물가의 3배?=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전년 동월 대비).

그러나 국무조정실이 지난달 한국갤럽에 의뢰해 일반인 700명과 전문가 300명을 대상으로 물가 관련 조사를 한 결과 국민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9.73%, 전문가들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7.74%로 나타났다.

일반인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실제 물가상승률의 2.7배에 이른다. 실제로 통계청이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는 품목을 별도로 집계해 조사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높게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체감실업률도 통계청이 발표하는 실업률보다 높다는 지적이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 실업률은 3.5%이지만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사실상 실업자로 볼 수 있는 구직 단념자를 포함할 경우 이보다 높아진다는 것이다.

구직 단념자는 취업 의사와 능력이 있으면서 지난 1년간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노동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사람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따라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7월 말 현재 실업자는 81만4000명, 구직 단념자는 10만9000명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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