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창업은 이렇게]빚 내지 말고 일단 작게 시작

  • 입력 2004년 8월 10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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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창업전략 어떻게 세울까.

최근 들어 창업 실패율이 높은 것은 경기 영향도 있지만 창업 예비자들이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은 탓도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특히 직장인 출신은 창업시장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체계적인 교육도 받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창업해 실패하는 사례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우 본사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초 대대적인 광고를 내고 가맹점 모집에 나섰던 ‘홈스쿨 교육 업체’는 최근 본사 전화가 두절됐다. 가맹점 모집이 되어야만 직원들 급여를 줄 수 있는 영세 프랜차이즈 업체들 중에는 입지가 전혀 맞지 않는데도 가맹점을 내줘 스스로 부실점포를 양산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불황이 부실을 낳는 악순환인 것.

창업e닷컴 이인호 대표는 “불경기일수록 초라하게 시작하라”고 권했다. 무리하게 빚내서 시작하지 말고 자신의 운용자금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작게 시작하라는 것.

이 대표는 “사업 경험이 없을 때는 200만∼500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길거리 창업 같은 1회용 창업을 통해 사업훈련을 함으로써 사업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작게 시작해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이 생겼을 때 확대하라는 것이다.

‘1주일 점장제’와 같은 창업 인턴제를 실시하는 회사도 있다. 1주일간 이미 운영되고 있는 매장에서 일하며 사장 입장에서 점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매출 활성화를 위한 판촉 전략도 세워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할 때 전혀 새로운 분야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커리어 창업’을 우선 고려하는 것도 좋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 또는 자신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불경기일수록 ‘정보’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 지원센터, 여성경제인협회, 근로복지공단 등의 기관 단체에서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오히려 불황이 기회라는 주장도 있다. 이경희 소장은 “외환위기 때처럼 현재 주요 상권의 권리금이 많이 내리고 있다”며 “오히려 싼 비용으로 점포를 얻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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