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들 사업비 과다책정 보험료 3조6000억 더 거둬

  • 입력 2004년 7월 4일 17시 47분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보험료로 거둬들인 뒤 실제로 쓰지 않고 남은 사업비가 3조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이 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 예정 사업비로 책정해 거둬들인 보험료는 12조2444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업비로 쓴 돈은 8조6141억원에 그쳤다. 실제 사업비보다 3조6303억원을 보험료로 더 거둬들인 것.

생보사들의 사업비 차익(예정 사업비에서 실제 사업비를 뺀 것)은 1998년 5542억원, 1999년 1조2194억원, 2000년 1조6346억원, 2001년 2조9553억원, 2002년 3조8383억원으로 늘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趙連行) 사무국장은 “최근 예정 사업비 비중이 높은 보장성 보험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사업비 차익이 커지고 있다”며 “무배당 보험 상품의 경우 차익이 나도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기 때문에 보험료가 과다 청구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는 “종신보험 상품은 판매 초기 연도에는 예정사업비를 많이 잡고 갈수록 적게 계산하도록 돼 있다”며 “이에 따라 판매 초기에는 사업비 차익이 발생하지만 갈수록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재 생보사의 과다한 사업비 차익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비 : 보험회사가 계약 체결, 유지, 수금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험료에 반영해서 고객에게 거둬들인 돈을 예정사업비라고 한다. 보험사가 실제로 지출한 비용은 실제사업비이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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