田감사원장 “이념논쟁 그만두라” 쓴소리

  • 입력 2004년 4월 30일 18시 43분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은 30일 “10년째 국민소득 1만달러에 묶여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외신인도를 제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양대 정당은 이데올로기 논쟁을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전 감사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이데올로기 논쟁은 1990년대 초에 이미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밀어닥치는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에 이데올로기 논쟁이 국민의 마음에 와 닿겠느냐”며 “이념 논쟁이 아니라 국가가 당면한 현실적 문제에 대해 관계부처 장관을 불러 구상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이 국민에게 더 호소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 정당이 20∼30년간 지속될 수 있는지는 이념보다는 국민과 어떻게 호흡을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뒷받침하는 것이 정당의 지속성과 역사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베트남이 1992년 자유시장경제 도입 이후 쌀 수확량이 2.5배 증가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분배를 중시했을 때 과연 누가 자본주의적 동기에 의해 이윤추구 활동을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의 20, 30대는 아버지 세대가 일궈놓은 과실을 따먹으며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아버지 세대가 배고픔을 참으며 어떻게 현재를 일궈왔는지를 아는 이들이 불평만 하는 것에 비애를 느낀다”며 젊은 세대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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