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e-노블리안스]강남아파트 다시 들썩이는데…

  • 입력 2004년 3월 1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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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등 수도권의 아파트 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중심은 서울 강남권입니다. 지난주 강남에서 이른바 ‘선수’로 꼽히는 부동산투자자들을 만났습니다.

역시 평범한 샐러리맨들의 사고체계로 강남 아파트 시장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강남의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하고 어떤 전망을 하고 있을까요.

A씨는 2003년까지 서울 곳곳에 8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갖고 있던 아파트를 모두 팔고 그 돈으로 대치동 등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몇 채 사들였습니다.

그는 “경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평등이나 분배 위주의 정책을 펴게 되면 사회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사회가 혼란하면 서민들은 죽는다. 이때 가장 안전한 투자처는 강남의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그 판단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사회를 보는 눈이나 투기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떠나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많은 변수를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강남에 아파트 30여 채를 보유한 아주머니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강남 부동산업계에서는 꽤 유명하다죠. 그 아주머니의 직업은 점쟁이랍니다. 영어로 ‘VISION CONSULTANT’인 셈이죠.

그는 점을 봐주고 받은 돈으로 수십년 동안 강남 아파트를 꾸준히 샀답니다. 점괘에 따라 개포동의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또 작년 초 서울 강남의 저밀도아파트를 7채나 사들인 사람도 있답니다. 한 중개업자는 “저밀도아파트 7채를 산 사람은 정부 최고위 관료의 부인”이라고 말했습니다.

2002년 말 서울 강남에서 15년간 중개업을 했다는 K씨는 “강남 인기지역 아파트의 경우 30평형대는 평당 3000만원, 40평형대 이상은 평당 5000만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시 다소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40평형대 아파트가 15억원대까지 오른 모습을 보니 놀랍기도 합니다.

거품이어서 폭락할 것이란 지적도 있고,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 판단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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