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씨 중형선고]재판부 “150억 수수 신빙성 충분”

입력 2003-12-12 19:00수정 2009-09-28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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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은 재판과정에서 논란이 돼 온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김영완씨의 진술이 사실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중형선고 배경과 의미=그동안 박 전 장관의 변호인은 150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박 전 장관에게 직접 건넸다는 이 전 회장의 진술과, 박 전 장관의 돈을 세탁·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김씨의 자술서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며 증거능력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사람의 진술 및 자술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고 그 내용도 대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전 회장과 김씨가 돈 전달 경위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으며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한다는 점을 유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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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처음에는 돈 전달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 인정했지만 이는 이 전 회장이 형사적 책임 추궁 가능성, 정몽헌(鄭夢憲) 전 현대아산이사회 회장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부인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재판에서도 이 전 회장 및 김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의 불법 대북송금 주도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지만 남북정상회담의 사회적 평가와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형을 감경한다”며 비교적 관대한 판결을 내렸다.

▽박 전 장관의 쓴 웃음=박 전 장관의 변호인은 재판에 앞서 “박 전 장관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사진이 발견됐다”며 변론재개를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판결에는 영향이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순간 긴장이 감돌았다.

박 전 장관은 중형을 선고받은 뒤 엷은 미소를 띤 채 법정에 있는 지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말했으나 애써 당황한 모습을 감추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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