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스턴컨설팅 한국가구 40% 빚갚을 능력없다”

  • 입력 2003년 11월 6일 17시 57분


코멘트
한국의 가계(家計) 10곳 가운데 4곳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은 6일 국내 한 시중은행에 제공한 ‘가계 금융부채 상환능력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6월 말 현재 가계당 부채와 자산, 가처분소득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BCG는 전체 가구를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10등급으로 나눴을 때 하위 4개 등급은 금융자산과 연간 가처분소득을 모두 합해도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금융자산과 가처분소득이 가장 적은 하위 1등급의 가구당 부채는 1900만원이지만 금융자산은 220만원, 가처분소득은 전혀 없어 자산+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851%나 됐다. 또 하위 2등급은 가구당 부채 1830만원에 금융자산 280만원, 가처분소득은 73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180%였고 하위 3등급과 4등급은 각각 부채비율이 115%와 101%나 됐다.

반면 상위 3개 등급은 부채비율이 10∼53% 수준으로 자산과 가처분 소득에 비해 부채가 큰 부담 없는 수준이었으며 모든 등급의 총부채를 가처분소득과 자산총액으로 나눴을 때 부채비율은 33%였다.

BCG는 특히 “하위 4개 등급은 채무에 따른 이자비용이 가처분소득의 20%를 넘어 생활비 등을 제외하면 근본적으로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BCG에 자료를 요청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전체 가계의 40%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은 가계 신용위험이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가계부실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조기준(曺基俊) 은행국장은 “가계 신용위험이 심각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다소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가 회복되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