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VIP 고객을 모셔라”…맞춤강좌등 열어

  • 입력 2003년 10월 5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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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화점 업계가 씀씀이가 큰 VIP 고객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VIP 라운지. 동아일보 자료사진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화점 업계가 씀씀이가 큰 VIP 고객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VIP 라운지. 동아일보 자료사진
‘특별한 손님에게는 특별한 대우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백화점업계가 씀씀이가 큰 VIP고객 모시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지출을 줄이는 게 일반적인 소비심리. 그러나 근로소득에만 의존하지 않는 백화점 VIP고객들은 경기변동에 둔감하다. 즉 “꾸준하게 소비하기 때문에 경기가 불황일수록 이들의 존재가치는 더 높아진다”는 게 백화점업계의 설명이다.

▽백화점 VIP는 어떤 사람들?=백화점별로, 또 영업점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최소한 1년에 2500만∼3000만원어치는 구매해야 백화점 VIP 대열에 낄 수 있다. VIP 중에서도 상층부는 연간 백화점에서의 구매규모가 수억원대에 이르다. VIP고객 중에는 40, 50대 주부층이 가장 많으며, 60대 이상 노년층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

VIP층에 강하다는 현대백화점은 상위 1% 고객이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최대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은 상위 1% 고객의 숫자도 너무 많아서 전체 고객의 0.2∼0.3%를 MVG(Most Valuable Guest)라는 이름으로 특별 관리중이다. 매출의 7%가 극소수에 불과한 MVG들로부터 나온다.

신세계백화점은 상위 5% 고객(매출의 37%를 담당)을 VIP로, 상위 1%를 S-VIP(매출의 17% 담당)로 구분해 부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허정대 VIP매니저는 “1000만명이 넘는 서울 시민 중 소비규모에 있어 백화점 VIP로 편입될 수 있는 사람은 3만명 안팎에 불과하다”며 “A백화점 VIP가 B백화점 VIP와 겹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로 모시기 경쟁=따지고 보면 백화점들은 매출과 수익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VIP 고객들이 계속해서 자신들의 점포에서 소비해주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고객만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잠재 VIP층이 이용하는 은행의 VIP창구나 수입차 회사, 부동산업체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

전용 주차공간 확보, VIP 라운지 운영, 기념일 챙기기 등은 이미 고전에 속한다.

최근에는 개개인의 소비패턴을 분석하는 고객관계관리(CRM) 기법 등이 도입되면서 훨씬 세심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은 음악 골프 여행 등 고객별 관심사를 파악한 뒤 해당 고객을 위한 맞춤강좌를 열거나 전시회나 연주회에 초대하곤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의 나이, 거주지, 소득수준 등에 따라 그룹화해서 호텔로 초대해 식사를 제공한다. 또 건강 요리 꽃꽂이 등의 강좌를 열어주거나 프로골퍼와 게임하는 기회를 무료로 제공한다. VIP고객의 쇼핑을 돕는 전담 도우미 제도도 곧 도입할 계획.

롯데백화점은 VIP고객 전담 주차대행 직원의 복장과 동작 등을 특급호텔 수준으로 강화했다. 올해에는 호텔로 초대해 프랑스 와인 시음회, 명품 골프 의류 브랜드 패션쇼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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