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PB 상품 2000개 개발…"할인점 저가제품 고정관념 깬다"

  • 입력 2003년 8월 4일 17시 19분


롯데그룹이 자체 상표(PB) 상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롯데는 앞으로 2년 안에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용 등 2000여개의 PB 상품을 만들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이 가운데 백화점용은 200∼300여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2001년 10월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내에 PB팀을 만들고 지난해 초 백화점용 PB 브랜드로 영캐주얼 ‘타스타스’를 내놓은 뒤 별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올 3월 미국의 PB전문 마케팅회사인 ‘데이몬’과 손을 잡은 뒤 다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까지 데이몬과 함께 PB 상품의 브랜드명, 로고 등 큰 밑그림을 그렸고 올 10월경에는 데이몬과 합작한 첫번째 PB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2005년경에는 PB팀을 독립된 별도 사업부로 만들어 PB 상품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PB 상품 개발에는 특히 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그룹 후계자로 유력시되는 신동빈(辛東彬) 부회장이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경쟁사들이 ‘PB 상품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고급화를 추구하는 백화점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PB 제품을 없애는 추세와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고인곤 롯데백화점 PB팀장은 “‘PB 상품은 할인점용 저가(低價) 제품’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값비싼 프리미엄 제품도 적극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PB 사업을 통해 기존 수수료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 직영(直營)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제품 가격을 낮추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하되 필요하다면 자체 생산시설도 갖추겠다고 밝혔다.

한편 2000년 들어 PB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던 다른 백화점들은 롯데의 계획이 다소 무리라는 반응이다.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소매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 해당 점포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에서 전국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제조업체 브랜드(NB·National Brand)와 구별된다. PB 상품을 판매하면 중간 유통단계가 줄어들어 제품 가격이 싸지는 게 장점이지만 PB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주요 백화점의 PB 상품 현황
백화점PB 상품
롯데-영캐주얼 ‘타스타스’ 1개-단독 입점 계약을 한 NPB는 icb, 아이겐포스트, 망고, 에고이스트, 쿠아, 에스쁘리, U2 등 11개
현대-수입의류 ‘레코팽’ 1개 -2002년 식품과 생활용품 등에 있던 PB 상품을 모두 없앰
신세계-쇠고기, 와인, 두부 등 식품 부문에 10여개 PB 상품 -2001년 의류부문 PB 상품을 모두 없앰
자료:각 백화점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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