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유럽식 노사모델 한국실정 안맞아"

  • 입력 2003년 7월 9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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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덜란드식 노사관계 모델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유럽식 경제모델은 영미식보다 성과 측면에서 열등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연구소는 ‘유럽식 경제모델의 성과와 한계’라는 보고서에서 “유럽식 모델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글로벌 디지털시대를 맞아 영미식 요소들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소는 “영미식 모델은 자원의 효율적 분배, 금융 조달의 용이성,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노동시장의 유연성 면에서 우위에 있으며 유럽식은 분배 형평성은 우월하나 노동시장 경직성 등으로 인해 경제적 효율이 낮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작지만 부유한 나라들은 △영미식과 유럽식 모델을 절충한 독특한 발전 모델을 갖고 있고 △현명한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국가 역량을 경제에 집중시킨 공통점이 있으며 △강한 기업 경쟁력, 적극적 개방 및 외자 유치, 사회 통합 등이 이들 국가의 성공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역사적 경험과 정치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 우리 실정에 맞는 경제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노사정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한국은 제도 및 경제의식면에서 유럽식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또한 “독일 등 유럽도 노사관계의 기본은 노사의 자율성이며 정부는 공정한 심판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우선하되 불법파업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아울러 보고서는 “대기업 정책, 지역경제 활성화는 하향 평준화가 아닌 상향 차별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히고 분배보다는 성장을, 여가보다는 생산활동을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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