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분리하나…'글로벌' 자금조달 위해 지분매각 높아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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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만이라도.”

SK글로벌의 채권단이 대주주인 SK㈜에 SK글로벌 유동성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이고 SK㈜는 결국 손쉽게 필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SK텔레콤 지분 매각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이 ‘그룹 리스크’를 안고 있는 점은 분명하며 이 리스크가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주가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분리독립’설=메릴린치 송성호 애널리스트는 12, 13일 잇따라 “SK글로벌의 회생 여부는 결국 대주주인 SK㈜에 달려 있으며 SK㈜는 보유 중인 SK텔레콤 지분 20.9% 중 일부를 팔아 현금을 조달하는 길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의 전략적 투자자나 △채권은행이 지분을 인수하거나 △SK텔레콤이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떠안는 3 가지 방안을 거론했다.

현재 SK㈜의 SK텔레콤 보유 지분은 20.9%. 외국인투자자들은 투자한도를 감안할 때 7.7%를 더 사들일 수 있다. SK텔레콤이 자사주로 매입할 경우 추가 취득 가능 한도는 11%가량. SK㈜가 보유 중인 SK텔레콤 지분을 외국인이나 채권단에 넘길 경우 SK텔레콤의 경영권 향배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증권 양종인 애널리스트는 “SK㈜ 경영진이 13일 열린 투자자홍보(IR)와 14일의 주주총회를 통해 ‘만일의 경우 SK텔레콤 주식 매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19일에 있을 SK글로벌 채권단회의에서 결정될 SK㈜의 유동성 부담 수준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50%의 확률이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회사측 입장 표명은 ‘그렇게라도 해서 주주들의 피해를 막겠다’는 의지의 표명 정도로 해석하는 게 옳다”고 가능성을 일축한다. 아무리 막다른 골목에 몰리더라도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그룹 최대의 노다지인 SK텔레콤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과 주가 전망=10일 이후 SK텔레콤 주식을 50만주가량 순매수해 오던 외국인은 17일 1000주 남짓을 순매도했다. 이날 급랭한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고려하면 아직 외국인이 순매도로 방향을 틀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SK텔레콤 주가는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11일 이후 14만원대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목표주가를 20만원대로 낮춘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창구에서도 외국인 매수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동원증권 양종인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SK글로벌 채권단회의에서 고통분담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분리독립 논란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LG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1·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월 중순이 주가 면에서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발표와 아울러 홍역을 치른 설비 투자 문제와 SK글로벌 사건과 관련해 주주들을 달래는 재료가 발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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