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들 인기품목 평균10% 인하

  • 입력 2003년 3월 5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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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6일부터 인기 생필품 1000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평균 10% 가량 인하한다고 5일 전격 발표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등 대부분의 할인점들이 적극 대응키로 결정, 대형 할인점간 가격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이승한(李承漢)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깜짝 행사와 달리 한번 내린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신 가격정책인 '프라이스 컷(Price Cut)'제도를 실시한다"며 "앞으로 대상 품목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종류별로는 잡화 570개, 생활용품 300개, 의류 100개, 신선식품 10개 등으로, 코카콜라 1.5ℓ형 제품을 현재 1180원에서 19.5% 인하한 950원으로 파는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홈플러스는 이 제도와 마일리지 카드 제도를 통해 소비자들이 연간 500억원의 가격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사장은 "매출 볼륨을 높여 전체 이익을 늘리는 구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라며 "6개월 이상 이 제도를 준비해왔고 판매관리비, 물류비용 등 운영비를 최소로 유지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설립 3년 만에 2조45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처음으로 51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한편 업계는 홈플러스의 이번 조치가 불러올 파장을 주시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첫 반응은 역마진 및 제로마진 등 출혈을 감수하는 이번 조치가 무리한 투자라는 회의적 시각도 많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박리다매는 할인점의 원칙인데, 이보다 더 낮춰 무슨 자금으로 출혈 경쟁을 시작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협력업체의 손해 없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 역시 "시장 포화를 앞두고 주도권을 쥐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2004년 말 할인점이 350개로 포화상태가 되며 올해부터 경쟁 과열지역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해 왔으며 예상대로 올해 초 롯데마트 해운대점이 문을 닫는 등 이미 구조조정의 신호탄은 오른 상태다.

일단 업계에서는 '최저가' 이미지가 할인점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만큼 홈플러스와 겹치는 품목에 대해 가격할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영국의 테스코가 같은 전략으로 영국 유통업계의 강자로 떠오른 바 있어 서둘러 다각도의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미 롯데마트는 이날 긴급 회의를 갖고 홈플러스가 내린 품목에 대해 홈플러스 하락 폭에다 추가로 가격의 최대 10%을 더 할인하기로 결정했다. 또 그랜드마트도 현행 최저가 신고보상제의 보상 규모를 현행 차액의 2배에서 3배로 늘렸으며 이마트, 까르푸, 월마트 등 다른 대형 할인점도 6일부터 점별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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