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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23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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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더웨이가 23일 인터넷 홈페이지(www.berkshirehathaway.com)를 통해 밝힌 올해 주총 계획이다. 주총을 회사의 최고 축제로 가꾸려는 버크셔 헤더웨이의 의지가 흠씬 배어 있다는 평가.
▽오마하의 축제〓버크셔 헤더웨이의 주총은 ‘오마하의 축제’로 불린다. 오마하는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작은 도시로 버핏씨가 투자를 시작해 지금까지 떠나지 않는 곳.
이 축제에는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하나는 주주와 경영진이 모여 회사의 경영방식에 대해 장시간 마음을 터놓고 의논한다는 점.
이 회사의 정식 주총 시간은 무려 6시간. 매년 주주들은 이곳에 모여 주식투자 하나만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에 오른 ‘오마하의 현인(賢人)’ 버핏씨와 거침없는 토론을 벌인다.실제 기술주 거품이 최고였던 2000년, 버핏씨는 오마하에 모인 수백명의 투자자들에게서 “왜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느냐”는 공격을 받았다.
또 다른 특징은 주주와 경영진이 함께 주총을 즐긴다는 점. 2박3일의 공식일정에는 칵테일 파티와 바비큐 파티가 마련돼 있다. 또 주주들에게 버크셔 헤더웨이 소유의 보석과 가구 등 회사 제품을 싼 가격에 파는 ‘특별쇼핑’ 행사도 연다.
▽한국에서도 가능할까〓물론 한 주 가격이 6300달러나 되는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주와 주가가 몇 천원에서 몇 만원 수준인 한국 기업의 주주가 같은 대접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어차피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면 주가가 얼마이건 기업은 주주를 주인 대접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기업 가운데 이런 ‘축제의 주총’을 여는 회사는 찾기 어렵다. 4년 연속 상장사 가운데 가장 일찍 주총을 열어(올해 2월13일 개최) 매년 3시간 넘게 주주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는 넥센타이어 정도가 그나마 주총을 성의 있게 하는 회사로 꼽힌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주주들의 주총 참가를 어렵게 하기 위해 동종 기업과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우르르 주총을 여는 상장 기업이 아직도 적지 않다”며 “주주를 진심으로 주인 대접하는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국 증시도 더 건전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 헤더웨이 2003년 주총 일정 ▼
―5월2일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행사가 시작돼 일요일 저녁 만찬까지 이어짐.
토요일 밤에는 야구 게임이 열리며 네브래스카 가구 시장 주최 로 주주들을 위한 ‘버크셔 바비큐 파티가 열림
―2002년 연차 보고서는 3월8일 웹사이트에 올릴 예정.
3월 중순부터 주주들에게 우편으로 발송
세부 일정
5월 2일(금):보르샤임(버크셔가 소유한 미국 최대의 보석 소매점)에서 오후 6∼10시 주주들과 칵테일 파티
3일(토):오전 8시 반, 회사 홍보 비디오 상영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 주주총회
이후 네브래스카 가구마트(버크셔가 소유한 가구점)에 서 버크셔 바비큐 파티
4일(일):오전 9시∼오후 5시, 보르샤임에서 주주들을 위한 특별 쇼핑
오후 4∼10시,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주주들의 밤’ 개최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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