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신한금융, 조흥은행 인수한다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3시 59분


신한금융지주가 23일로 마감된 조흥은행 지분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지주는 정부지분(80%)을 모두 인수하되 여의치 않으면 경영권인수에 필요한 51% 이상을 반드시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0여개 업체가 조흥은행 지분매입 신청서를 냈으나 신한지주가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건이 성사되면 국내 은행산업은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한 4강 체제가 확립돼 나머지 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 어떻게 조흥 인수하나〓조흥은행의 납입자본금은 3조3955억원이며 정부지분은 80%다. 신한이 액면가(5000원)에 전량인수하면 인수대금은 약 2조7000억원이다. 조흥은행 주가는 합병설이 나오며 수직상승해 5000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한지주는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독인수가 아닌 컨소시엄 방식을, 인수대금도 현금과 주식을 혼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어느정도 현금을 원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하나-서울은행 인수처럼 정부에게 신한지주의 보통주를 주고 합병은행이 이익금으로 정부지분을 단계적으로 사들여 소각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아니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할때처럼 합병은행이 상환우선주를 발행해 정부에 지급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소각할 수도 있다.

▽은행권의 판도가 바뀐다〓국민은행은 합병이후 총자산이 200조원을 넘어서며 소매금융 부문의 절대강자로 자리잡았다. 나머지 은행보다 자산이 두배 이상 많고 가계대출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서며 시장독점우려마저 제기됐다.

그러나 신한-조흥은행 합병이 이뤄지면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게 된다. 합병후 총자산 130조원을 기반으로 신한은행의 영업노하우와 조흥은행의 점포망 및 저(低)원가성예금 17조원이 가미된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우리 하나은행도 각각 104조원, 84조원의 자산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및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은행권은 국민은행 독주에서 4자 경쟁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고 틈새시장을 개척하거나 아주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금융연구원 이동걸 박사는 "신한-조흥은행 합병으로 2차 대형화는 어느정도 마무리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자산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어떻게 수익성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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