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허쉬 초콜릿' 미국에도 情CF가…

  • 입력 2002년 9월 2일 17시 58분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per-ception)의 싸움’이라고 한다. 마케팅은 인식을 다루는 과정이고, 그 인식을 만들어 나가는 모든 과정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제품도 커뮤니케이션이고 광고도 역시 커뮤니케이션의 일부이며,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행동까지도 커뮤니케이션이다. 그 브랜드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 브랜드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제품을 관리하는 프로덕트 매니저(PM)들은 대부분 제품이 더 우월하면 시장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침투하려면 브랜드를 관리하는 브랜드 매니저(BM)로서의 마인드도 함께 갖춰야 한다.

소비자는 자신의 생각을 여간해서는 바꾸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일반적인 진실로 간주하며 좀처럼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에서 첫 번째 관문은 늘 ‘공감(共感)’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소개하는 허쉬 초콜릿 광고는 생략과 압축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공감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일단 시선이 끌린다. ‘저 엄마가 주려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아, 저기는 동네 꼬마들끼리 야구경기를 하는 야구장의 스탠드다. 그리고 저 작은 꼬마가 까치발로 기를 쓰고 받으려는 것은 뭘까.

당연히 제품에 눈길이 간다. 다름 아닌 허쉬 초콜릿. ‘Seventh Inning Stretch’(미국 야구경기에서 7회가 끝난 뒤 선수와 관중에게 주어지는 휴식시간)란 카피가 새겨져 있다. 사랑을 전하는 초콜릿 광고이며 우리를 미소짓게 한다.

이 광고는 마치 우리나라 초코파이의 ‘정(情)’시리즈를 보는 느낌이 든다. 이사가면서, 군대에서, 놀이터에서, 연인에게, 친구에게 전하는 초코파이의 장면들이 연상된다.

한국인의 정서에만 통할 듯한 ‘정’이란 소재는 미국에서도 유효한가 보다.

나른한 가을날의 오후 하나 다는 못 먹을 것 같고 누군가와 나눠 먹고 싶은 초콜릿 광고다.

고영환 금강기획 기획국장, 계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yhko@diamo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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