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기업 리더들]<26>현대산업개발 그룹

  • 입력 2002년 5월 20일 18시 33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기업이미지통합(CI) 선포식을 가지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기업이미지통합(CI) 선포식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를 만들 듯 주택을 짓는다.’

국내 최대 주택건설 전문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을 모기업으로 하는 현대산업개발그룹 정몽규(鄭夢奎) 회장은 99년 4월 취임 이후 변화를 요구했다. 현대자동차를 경영하면서 철저한 재고관리와 원가분석에 익숙해 있던 정 회장에게 ‘적당히 지어 적당히 파는’ 건설업계의 주먹구구식 경영방식은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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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취임 직후 상품기획팀 마케팅팀 경영분석팀 등 3개 팀을 가동하면서 변화를 주도했다.

초기에는 이런 경영방침에 불만을 제기하는 임직원이 적지 않았다. 건설업의 특성상 제조업과 같은 체계적 관리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정 회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자동차업계에서 일반화된 통합정보시스템 등 각종 첨단 경영시스템을 건설현장에 적용해가자 보수적인 회사조직에 새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대산업개발은 건축자재 투입이나 자금결제가 빠르고 하청업체와의 분쟁도 다른 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국내 최고 아파트 브랜드로 평가받던 ‘현대’를 포기하고 ‘아이 파크’로 바꾼 것도 정 회장의 작품. 당시만 해도 수조원의 가치가 있는 브랜드를 버리는 것은 지나친 모험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현대’의 브랜드 가치는 급락했고, 정 회장의 ‘선견지명’은 칭찬을 받았다.

변화의 노력은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올 1·4분기(1∼3월) 매출액은 52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2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출신 경영진〓현대산업개발그룹에는 현대차 출신 경영인이 많다. 정 회장의 부친인 정세영(鄭世永) 명예회장이 99년 3월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 창업주의 ‘지시(?)’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을 맡으면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현대차 경영진이 대거 옮겨온 것. 이들은 정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베테랑 경영자들이다.

선두에는 이방주(李邦柱·59) 현대산업개발사장이 있다. 현대차 사장을 지낸 그는 69년 현대차에 입사한 뒤 기획 재정 관리 등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재정 관리의 귀재’. 외자유치에도 발군의 실력을 갖춰 현대산업개발로 옮겨온 뒤에도 대구∼부산 고속도로, 마산 신항만, 김해 경전철 등 초대형 사회간접자본시설(SOC) 민자유치 사업을 따면서 외국자본을 유치해냈다. 예술원 회장을 지낸 연극인 고(故) 이해랑(李海良)씨의 장남으로 이해랑 연극재단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빌딩관리 전문업체인 ‘아이 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이유일(李裕一·59) 사장도 현대차 출신. 현대차 해외부문 사장 시절 스포츠카 ‘티뷰론’을 국제적인 자동차 랠리에서 우승시키면서 현대차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는 주역을 했다.

용산역 민자역사 개발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역사’의 김판곤(金判坤·55) 사장은 현대차 전무와 현대산업개발 부사장을 거쳤다. 현대차에서는 인사 총무 노무 홍보 담당임원을 역임하면서 뛰어난 협상능력을 보인 것으로 명성이 높다.

현대역사의 이치삼(李治三·48) 부사장은 정 명예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현대차 유럽지역본부장을 지낸 젊은 전문경영인.

▽건설 전문 경영진〓현대산업개발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 경영진도 적지 않다. 김정중(金正中·59·영업본부장) 현대산업개발 부사장이 대표적인 인물. 기술연구소장과 건축본부장을 지낸 김 부사장은 한국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인 ‘현대’를 만든 주역이다.

건축본부장인 이승구(李承九·54) 부사장, 토목사업본부장인 노재민(盧載敏·54) 부사장, 상품개발본부장인 최영택(崔榮澤·54) 부사장도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금도 전국에 산재한 현장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관리본부장인 김택(金澤·55) 부사장은 현대산업개발 부사장 중 유일한 비(非) 엔지니어.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중공업 사옥을 소송을 통해 되찾을 때 근거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 주인공 역할을 했다.

▽외부 영입 경영진〓인텔리전트 빌딩시스템(IBS) 구축 전문업체인 ‘아이콘트롤스’의 장해성(張海星·52) 사장은 외부에서 영입한 대표적 경영인. 현대정보기술에서 IBS 담당 이사를 지낸 장 사장은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며 현대산업개발이 건설한 아파트나 빌딩에 각종 정보시스템을 설치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주택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설립한 자동차용 범퍼 재료 전문업체인 ‘현대EP’의 이건원(李建元·57) 사장은 현대차 상무와 삼성공조 부사장을 지내다 2001년 5월 영입됐다.

‘아이투자신탁운용’의 장시영(張時榮·50) 사장은 경제학 박사로 한화투신 LG투신 등 투신업체 사장을 지냈다.

도심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아이앤콘스’의 김종태(金鍾太·60)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부사장 출신. 97년 12월 퇴임했다가 2000년 2월 복귀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현대산업개발을 이끄는 주요 전문 경영인
회사직위이름나이학력출신지
현대산업개발사장이방주59보성고, 고려대 경제학서울
부사장김정중59대전고, 한양대 건축충남 논산
부사장김택55용산고, 고려대 경영학서울
부사장이승구54중앙고, 한양대 건축서울
부사장노재민54경복고, 한양대 토목경기 평택
부사장최영택54서울고, 서울대 건축서울
아이서비스사장이유일59서울고, 연세대 법학서울
현대역사사장김판곤55서산 농림고, 고려대 철학충남 서산
부사장이치삼48서울고, 연세대 상경서울
아이콘트롤스사장장해성52경기고, 서울대 전기공학서울
현대EP사장이건원57양양고, 한양대 기계공학강원 양양
아이투자신탁운용사장장시영50서울고, 서강대 경제학경남 하동
아이앤콘스사장김종태60통영고, 고려대 법학과경남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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