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태의 여파로 최고경영자들의 해외비즈니스가 위축되고 있지만 그는 미국의 보복 전쟁이 예상되는 아프가니스탄의 접경국가인 이란을 찾아 나선 것.
특히 심 사장은 20일(한국시간) 첫 방문국인 이란에 도착하자마자 ‘중동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란은 안전하다. 이번 사태로 이란과 미국의 관계가 오히려 호전될 수도 있다’는 현지 분위기를 상세히 담은 메시지를 본사에 전해오기도 했다. 이 사실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직원들이 붙인 심사장의 별명은 ‘중동 특파원 심현영’이 되었다.
심 사장의 이번 출장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신변 안전을 이유로 임직원들의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심 사장은 “우리 식구들(현대건설 직원)이 있다. 걱정하지 말라. 무슨 일이 생겨 비행기를 못타면 수영이라도 해서 나올 것이다”며 출장을 강행했다고.
심 사장의 ‘결심’에는 지난달 말 발생한 현대건설 공사 현장 내 이란 근로자들의 소동과 미국 테러 사태로 땅에 떨어진 현지 근로자들의 사기를 높여 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채권단이 올 5월 바람 앞의 등불 같은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그를 삼고초려(三顧草廬)해 최고경영자로 선임한 것도 이 같은 정신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는 후문. 심 사장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쳐 26일 귀국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