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몽헌, 사재출연 요구 피하며 친정체제 강화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42분


현대종합상사는 6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55만주(9.8%)를 현대엘리베이터의 개인 대주주인 김문희(金文姬·72)씨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8.5%를 확보한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현대상선 지분 15.16%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분매입을 통해 김씨가 현대그룹 계열사를 사실상 지배하는 대주주로 부상했다. 김씨는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의 부인으로 정몽헌(鄭夢憲·MH·사진)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장모다.

▽MH 영향력 극대화 포석〓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 주주가 김씨로 바뀐 것은 정 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정 회장이 직접 계열사 지분을 확대 보유할 경우 현대건설 채권단으로부터 ‘사재출연’ 부담을 안게되기 때문에 우회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날 지분 조정으로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현대중공업 분리작업 상반기 중 성사〓당초 일정 대로라면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는 올해 말이다. 그러나 현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현대중공업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계열분리는 지분 12.46%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키를 쥐고 있다. 그동안 중공업 주가가 현대상선이 매입한 평균 매입가격(2만원대)보다 낮아 매각 자체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최근 현대중공업 주가가 2만8000원선까지 올라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중공업 계열분리가 공식화된 마당에 매각조건만 맞는다면 상반기 중에도 현대중공업 주식을 매각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매입시점과 세부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는 반도체만을 남기고 나머지 사업분야를 분사하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의 틀을 잡았다. 회사측은 이날 외자유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통신단말기사업및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사업을 각각 분사, 별도 법인을 설립해 영업을 양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통신단말기사업 및 ADSL사업이 분사됨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는 반도체외에 당초 매각하려던 통신사업부문 중 통신시스템사업(이동통신장비 교환기 등)과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문이 남게 됐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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