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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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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건설과 협력업체 협의회는 4일 “삼일회계법인이 동아건설의 국내외 미수금의 회수기일을 산정하는 과정 등에서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의 특별손실이 1년 만에 20배 가까이 늘어난 데 대해서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회계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이 이제껏 눈감아줬던 부실은 ‘특별손실’이라는 항목으로 감추면서 부실을 대폭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것.
▽동아건설, “계속가치가 더 높다”〓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법원에 낸 2차 회계 감사보고서에서 ‘동아건설의 청산가치는 1조6379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 1조2555억원보다 3824억원 높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고서에 따라 법원은 ‘정리절차 폐지(법정관리 중단)’를 결정했다.
삼일은 조사대상기간인 91∼99년의 미수금 잔액을 32억3800만달러로 집계했으며 이 같은 총액을 기준으로 회수기일을 187일로 잡았다.
동아측은 이 과정에서 삼일이 9년 동안의 연말 미수금을 합산함에 따라 미수금이 중복 계산됐다고 주장했다. 동아측 계산으로는 회수기일이 42일이라는 것. 삼일과 동아측의 회수기일 145일 차이에 따른 계속기업가치 차액은 3839억원에 이른다.
동아는 또 향후 10년간 발생할 영업이익 약 1조6200억원의 현재 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삼일이 무리한 계산법으로 기업가치를 약 1000억원 가량 낮추었다는 것이다.
▼동아건설 청산 및 계속기업가치 산정▼
| 회계법인 | 작성시기 | 청산가치 | 계속기업가치 |
| 안 진 | 2000년 3월 | 1조 7142억원 | 4조 143억원 |
| 삼 일 (1차 보고서) | 2001년 2월 | 1조 6693억원 | 1조 4750억원 |
| 삼 일 (2차 보고서) | 2001년 3월 | 1조 6379억원 | 1조 2555억원 |
▽현대건설, 특별손실 너무 많다〓삼일회계법인이 밝힌 현대건설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약 2조9805억원. 이 중 ‘특별손실’이 2조439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년엔 적자가 1209억원, 특별손실도 999억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왜 특별손실이 이처럼 급증했느냐는 점. 삼일측의 박광수 전무는 “전년까지는 현대건설을 계속기업으로 보고 일반적 회계기준을 적용했다”며 “지난해엔 위기를 겪은 뒤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회계사는 “회사 상황에 따라 자산의 평가 기준 자체가 바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자룡·이나연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