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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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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는 영향이 다르긴 하겠지만 반도체 메이커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빚더미를 안고 있는 현대전자에게는 업친데 덥친 격이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매출이 전달에 비해 5%가량 떨어졌지만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보다는 현대전자의 타격이 더 크다〓우선 반도체 값 하락의 주범격인 SD램의 판매비중이 다르다. 1월말 기준으로 현대는 64메가SD램과 128메가SD램 판매비중이 70%를 넘지만 삼성은 매출액 기준으로 22%에 불과하다. 대우증권 전병서 수석연구위원은 “고부가가치 기종의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판매가가 원가의 3배가 넘는 16메가EDOD램과 64메가EDOD램, 128메가램버스D램의 비중이 매출액 기준으로 52%나 된다”며 “이들 품목은 공급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가격하락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은 올해 인텔이 펜티엄Ⅳ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울 계획이어서 128램버스D램의 판매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ING베어링증권은 최근 “SD램의 가격하락으로 삼성전자의 매출이 5% 정도 떨어질 수 있지만 ‘램버스 효과’가 이를 생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전자는 원가부담이 높은 것도 문제다. 64메가SD램의 경우 현대는 3달러 후반, 삼성은 3달러 정도다. 현재 현물시장가는 2.4∼3.4 달러 수준. 현대의 64메가 SD램 고정 납품가가 3.25∼4달러 인 것을 고려하면 팔수록 적자인 셈이다.
▽반도체 경기 전망〓PC수요 감소와 반도체의 재고 급증으로 올해 내내 반도체 경기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재고를 떠안았던 업체들이 재고 방출에 나서고 있고 PC업체들의 재고가 2달분 이상이어서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반도체 경기가 바닥권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PC가격 인하 경쟁이 PC수요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인텔이 펜티엄Ⅳ 가격을 40%정도 인하하고 델을 중심으로 PC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PC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반기에는 메모리 값의 소폭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 등 외국 증권사들은 반등시점을 3분기 또는 4분기 이후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등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64메가SD램의 현물시장 가격은 3달러 후반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