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이와는 별도로 특정기업 지원 시비가 일지 않도록 어떤 기업의 회사채를 매입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현대전자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이날 “현대전자의 수출환어음 매입한도가 줄어 그간 자금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12월 말 현재 8억4000만달러인 DA매입한도가 확대되면 내일쯤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회사채 차환발행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전자의 차환발행 회사채금리는 이미 채권금융기관이 결정한 대로 전날 공모사채금리에 0.4%의 가산금리를 붙인 11.05%가 된다.
이날 현대전자 박종섭 사장은 채권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DA 매입한도 확대로 운전자금 회전이 원활해지지 않을 경우 회사채 차환발행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전자는 △회사채 발행금리를 낮추고 △DA 네고한도를 늘려주며 △작년 말에 8000억원에 그친 신디케이트론(채권은행단 공동대출)을 2000억원 늘려달라고 요구해 회사채 차환발행이 지연됐었다.
시장에서 금리가 낮아 특혜라는 지적과는 달리 현대전자는 11.05%의 금리가 너무 높다고 볼멘소리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산은이 인수하는 80%의 70%는 CBO를 발행하는 데 이 CBO의 3%를 현대전자가 인수해야 한다”며 “이를 감안할 경우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최고 13.1%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9일 만기가 돌아온 현대상선 회사채 500억원 중 80%인 4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나머지 100억원은 현대상선이 부담했다. 현대상선 회사채(BBBO) 발행금리는 기준금리에 0.4%포인트를 더한 연10.44%로 결정됐다.
한편 산은은 회사채인수에 따른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 받는 기업에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명확한 재무상 이행목표를 설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당초 일괄적으로 공모사채 금리에 0.4%포인트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하기로 했던 신속인수 금리도 산은과 채권은행단이 협의해 해당업체의 형편에 따라 조정하기로 했다”면서 “자구계획의 강도가 미약한 업체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가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찬선·최영해·김승련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