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업자금 3조원 푼다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49분


한국은행은 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3조원을 새로 공급키로 했다.

또 은행이 예금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신용금고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환매채(RP)와 통화안정증권을 사주기로 했다.

14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은행에 연 3%의 낮은 금리로 지원하는 총액대출한도를 7조6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2조원 확대키로 의결했다.

또 유동성조절 대출한도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1조원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에 공급되는 자금은 3조원 늘어나게 된다.

한은은 은행이 중소기업과 중견대기업에 자금지원을 늘리도록 총액대출한도를 2조원 늘리고 지원대상도 4대그룹을 제외한 중견대기업에 대한 대출과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매입 등으로 확대했다. 그동안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만 한은에서 연 3%로 지원했지만 중견대기업의 대출과 중소, 중견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와 CP도 포함시킴으로써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늘어나도록 한 것이다.

또 전자방식에 의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제도’를 전산프로그램이 완료되는 내년 초부터 도입키로 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납품업체가 거래은행으로부터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아 납품대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다. 어음을 사용하지 않고 대출 신청에서 상환까지 모두 컴퓨터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편리하다.한은 강형문(姜亨文) 부총재보는 “총액대출한도와 유동성조절자금을 3조원 늘리면 통화관리에 부담이 되지만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해 기업자금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강 부총재보는 “중소기업이 신용금고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10월말 현재 9조9870억원에 달한다”며 “총액대출한도를 늘리면 이러한 중소기업 대출을 은행에서 넘겨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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