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重민영화/두산 인수따른 재계변화]자산11兆 8위 급부상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두산은 한중 인수로 자산이 7조6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자산을 기준으로 한 재계 서열이 12위에서 8위로 높아져 10대그룹 반열에 들게 된다.

LG와 SK가 맞붙은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결과가 15일 발표되면 4대그룹의 지도도 새로 그려야 한다. 두산과 함께 ‘구조조정의 모범생’으로 평가받는 한화는 대한생명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에서 촉발된 재계의 판도변화가 중견그룹의 약진과 재계 3, 4위 그룹의 각축으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구조조정 모범생의 약진〓외환위기가 닥치기 전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나선 두산은 3M 코닥 네슬레 등 알짜사업까지 팔아치우며 군살을 뺐다.

그 덕택에 작년 말 현재 자산 7조6449억원에 매출액 3조6532억원(당기순익 5908억원)의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간판사업이 없다는 점은 그룹으로서도 고민거리.

결국 미래사업으로 중공업 발전설비 부문을 정한 뒤 마침내 한중을 인수하는 데 성공,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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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한화바스프와 정유 등 핵심사업을 매각해 현재 주력업종이 석유화학으로 축소된 상태. 구조조정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금융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한생명 인수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구조조정본부 정이만 상무는 “대생을 인수하면 증권과 투신운용을 묶어 경쟁력 있는 금융소그룹으로 육성한다는 게 그룹의 구상”이라며 “정부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부자’로 소문난 롯데의 행보도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일선 등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롯데측은 당분간 유통과 레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 일각에는 홈쇼핑 분야의 진출과 함께 공기업 인수설도 끊이지 않는다.

▽LG SK, “통신 맹주 양보 못한다”〓국내 통신시장의 대변혁을 몰고 올 IMT―2000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재계 3위 LG와 4위 SK가 벌이는 경쟁은 ‘IMT 목장의 결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다.

LG 강유식 구조조정본부장은 “LG가 IMT―2000 사업에서 탈락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SK측도 “011로 다져온 이동통신 사업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LG에 밀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래 핵심사업으로 정보통신과 바이오를 설정한 LG는 IMT―2000에서 탈락할 경우 통신서비스 부문이 빠지게 돼 구조조정 밑그림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SK도 통신분야의 영역이 축소되면 4대그룹치고는 사업 구성이나 위상이 빈약해진다.

4대그룹 중 현대는 자동차 계열이 분리돼 덩치가 작아진데다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등 악재가 겹쳐 다소 맥이 빠진 상태.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이번 주는 재계 판도를 바꿀 운명의 한주”라며 “IMT―2000 경쟁에서 승리하는 그룹이 앞으로 삼성과 함께 재계를 이끌고 갈 선두그룹으로 확실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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