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무역협회장 "21세기 중심은 동북아 한반도가…"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34분


“386세대가 무슨 말인지 아세요? 30년대 태어나서 팔팔하게 활동하는 60대란 뜻입니다.”

최근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를 출간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김재철 무역협회장. 곳곳에서 강연요청이 쇄도해 신바람이 나는 표정이 역력하다.

김 회장의 화두(話頭)는‘신무역전략’. 21세기에 거듭나기 위해서는 세계의 물자와 사람, 돈 정보가 모두 모여드는 동북아시아의 중심 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주장. 지금까지 줄곧 바다와 인연을 맺고 살다보니 항상 자기가 서있는 곳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북쪽이 위가 아니고 자기가 선 곳이 바로 정점이다.

지도만 제대로 볼 줄 알아도 우리의 세계관이 달라진다는 게 김회장의 생각.

김 회장은 “지도를 거꾸로 뒤집어 보면 유라시아 대륙에 힘겹게 매달려 있는 우리나라는 태평양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모습으로 바뀐다”면서“육지를 떠나 바다의 관점에서 우리의 위치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중심으로 해서 그린 세계 지도를 놓고 보면 동남아는 분명 동남쪽이 아니라 서남이다. 동남아는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극동이니 원동이니 동북아니 부르는 호칭들도 실은 모두가 서구 중심의 세계지도 속에서 탄생된 말들이다.

무역의 개념도 달라진다. 이른바 하드에서 소프트로 나가는 신 개념이다.

“큰 바람 앞 뒤에는 큰 고기떼가 있기 때문에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잔잔한 바다만 찾아다니는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큰 고기떼를 만나기 힘듭니다. 이제부턴 복합무역입니다. 과거처럼 상품만 수출해가지고 잘 살 수 없어요.”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서비스를 낚는 것이다. 맹장처럼 대륙에 매달려 있는 한반도는 동북아의 대문으로 변하고 유라시아 대륙의 몸뚱이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는 코와 입이 된다. 이를테면 정보의 발신지가 되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유리한 국토여건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이 우수하니까 서비스무역이나 관광무역 등을 하자는 것이죠.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되는 과정이니까 무얼 주고받을 것인지 찬찬히 생각해보면 전략이 나올 겁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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