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앞으로 '상선'으로 통한다…MH직할체제 중심 떠올라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47분


금강산 관광선을 운영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현대상선(사장 김충식이·金忠植)이 지주회사로 부상, 현대그룹 각 계열사를 이끄는 새로운 대들보 가 될 전망이다.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건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현대전자 지분 1.7%중 일부를 팔아 1000억원 가량을 마련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23.86%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 그동안 현대건설을 축으로 했던 지분구조가 붕괴되고 현대상선이 새로운 지주회사로 등장할 전망이다.

몽헌회장의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은 현재 4.9%에서 28.76%로 높아지고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현대전자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중공업 등에 많은 지분을 갖고 있어 현대 주요 계열사는 현대상선을 축으로 몽헌회장의 직할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현대그룹의 모태기업인 현대건설(47년 설립)보다 20년 가량 뒤인 76년 설립된 현대상선이 현대건설에 뒤이어 대들보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87년이후 1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급속하고 내실있는 성장을 해왔기 때문으로 현대 내부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 8364억원, 세후 당기 순이익은 1430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76년 설립연도의 매출액 19억원에 비하면 무려 2400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부채비율도 181.5%로 경영실적과 재무 건전성면에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유조선 LNG(액화천연가스)수송선 금강산 유람선 등을 합친 선박규모나 매출면에서 국내 최대 해운사이자 세계 6위권. 그룹내에서는 자동차 부문이 분리되는 경우 중공업과 전자 건설에 이어 4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올해 122척에서 2010년까지 250척으로 배 이상 늘리고 매출도 지난해 4조 8000억여원보다 3배 가량 많은 13조 2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몽헌회장은 현대상선과는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다. 몽헌회장은 77년 현대건설이사를 맡으며 경영에 참여했으나 자신이 처음 현대 계열사 사장을 맡기는 81년 아세아상선(현대상선의 당시 이름) 을 맡으면서부터.

몽헌회장은 사장 재직시 해운업계가 불황을 맞았던 83∼87년 동안 44척의 각종 선박을 대량으로 발주해 확보함으로써 87년 이후 계속돼 온 흑자기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85∼87년 13척의 자동차 수송용 선박을 확보해 76년 시작된 포니 수출 이후 주로 일본 해운회사들이 도맡아 온 국내 자동차 선박 해외 수송의 자립을 앞당겼다.

몽헌회장은 88년 현대상선 사장에서 부회장 승진, 96년에도 회장를 맡는 등 현대상선과의 인연은 계속됐다.

현대상선이 현대의 대북사업과 관련해 경영면에서 내부적으로 적지않게 멍들어 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측은 "회사의 실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로 대북사업에 따른 휴유증은 전혀 없다"고 반박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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