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金在洙)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은 13일오후 현대 계동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로써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이끄는 현대 및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그룹이 분리되고 채권단이 현대의 수습안을 받아들임으로써 3월부터 격화된 정몽구 정몽헌 두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일단락됐고 건설의 유동성 위기도 일단 봉합됐다.
김 위원장은 또 현대는 중공업의 계열분리와 관련 당초 약속한 2003년말에서 2002년6월말로 1년반을 앞당겨 계열에서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의 발표와 관련 현대자동차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현대중공업측은 채권단은 내년 상반기까지 중공업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는데 현대측이 이를 늦춘 것은 계열분리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 이라며 반발했다.
건설 자구안과 관련 현대는 건설이 보유한 유가증권을 매각하고 교환사채를 발행, 6231억원을 마련하고 광화문 사옥과 김해북부지구 아파트 사업부지 등 국내 부동산을 매각(1394억원)하기로 했다.
현대는 또 중국 대련 오피스 빌딩 등 해외투자자산(964억원)도 매각하고 △분당 및 한남동 아파트 사업 미수자산이나 미분양상가 등 사업용자산 매각(1816억원)△주택사업 개발신탁을 통해 1473억원을 확보하는등 총 1조5175억원을 연내에 마련, 부채를 4조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현대는 기존 자구안중 서산농장을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채권발행(ABS)과 인천철구공장 매각 등 채권단이 실효성이 없다 고 지적한 부분(5034억원)은 철회했다.
김재수본부장은 또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은 이미 경영일선에서 퇴진했고 정몽구 회장은 계열에서 이미 분리됐기 때문에 자동차 그룹에서 알아서 할 일 이라고 밝히고 부실 계열사의 경영진 퇴진문제는 언급을 회피,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조치는 더 이상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병기·홍석민기자>eye@donga.com
▼교환사채란?▼
교환사채(Exchangeable Bond)= 발행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EB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전환사채(CB)와 비슷하지만 발행회사의 주식이 아닌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자본금의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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