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금 첫 이사급 문책 예상 '不實' 지정

  • 입력 2000년 6월 9일 01시 19분


정부는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국종금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공적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종금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8일 오후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한국종금 사태를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한국종금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이사급 이상 임직원은 모두 사표를 내야 하며 고소 고발을 포함, 민형사상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한국종금의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적자금 투입 등 가능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한국종금의 후순위채를 매입하는 외에 한아름종금의 미상환자금 948억원을 하나은행에 상환, 한국종금에 지원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한국종금에 대한 직간접 지원액은 총 2800여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한국종금을 방치할 경우 다른 종금사들에까지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부실의 책임을 철저히 묻는다는 방침에 따라 임원들에 대해 강력한 사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선발주자인 한국종금뿐만 아니라 상당수 종금사들이 부실을 안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종금사 전반에 대한 실사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