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로비파문]임직원 로비사실 시인

  • 입력 2000년 6월 5일 19시 25분


동아건설 노동조합은 이 회사 고병우(高炳佑)회장의 정치권 로비와 관련, 5일 성명을 내고 관계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동아일보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고회장이 개인의 영달과 정치적 입지를 위해 동아건설을 이용한 것”이라며 “회장이 임의로 회사 자금을 후원금 등으로 사용한 사실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앞으로 고회장 퇴진운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편 고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에) 로비할 이유가 없고 그만한 돈도 없다”며 선거자금 지원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고회장은 대신 “후원회를 여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20만∼30만원씩 후원금을 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고회장은 3일 밤 서울 청량리의 자택으로 찾아간 본사 취재팀에게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후보들에게 돈을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액수와 규모는 소문보다 적다”며 사실상 로비 사실을 시인했었다.

이창복(李彰馥)동아건설 사장은 이날 “내가 영남권 인사를 잘 안다는 내용 말고는 모두 맞다”고, 곽영욱(郭泳旭)대한통운 사장도 “보도내용 가운데 틀린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고회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다음달 21일 임시주총에서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건설측은 이날 “올 1월18일부터 4월10일까지 정식 절차를 거쳐 지출된 정치인 후원금은 55명에게 준 1억2070만원”이라고 후원금 내용을 공개했다.

<황재성·이승헌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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