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투자전략]반도체株등 선별매수 바람직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4분


‘미국 금리인상 수혜주는 없다.’

미 금리인상과 관련,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달러화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은 재미를 보겠지만 달러화자산보다 달러화부채가 많은 우리 기업들한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타격을 크게 입을 종목으로는 달러빚이 많은 기업들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미 금리인상→미국 경기 둔화→미국 수입수요 감소→국내기업 수출 감소에 따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것같다.

그나마 타격이 적은 종목으로는 반도체주와 전력 가스 담배업종 등 ‘안정적 가치주’가 대표적. 또 주가수익배율(PER)가 높은 종목보다는 낮은 종목이,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금리인상에 잘 견딘다는 평가.

대부분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은 개별 종목이나 업종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증시 주변여건의 변화를 통해 국내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지금 중요한 건 미 금리인상이 아니라 국내변수”라는 지적도 크다.

굿모닝증권 정재열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과 미국간 단기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자금 유출 우려가 있으나 국내 단기금리 인상은 쉽사리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단기금리를 올리면 국내증시 하락과 금융기관 부실 확대로 구조조정 작업이 난관에 부딪칠 것이기 때문.

LG투자증권 임송학 차장은 “미 금리인상을 계기로 유로화 엔화에 이어 물론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통화까지 약세로 밀릴 조짐이 최근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미국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외국인들이 한국 등 주변시장 종목들을 처분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보유중인 국내종목은 성장성과 실적을 겸비한 삼성전자 등 몇 개에 그쳐 굳이 손을 털지는 않을 것”(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미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가 덧붙여짐으로써 증시 주변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졌다”면서 “그만큼 투자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에 투자종목을 반도체주 등을 중심으로 최대한 압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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