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상표 81% 10년도 못넘겨…20년이상 1.6% 불과

  • 입력 2000년 4월 26일 19시 22분


‘국내 상표는 반짝형,외국 상표는 롱런 형.’

국내 기업들의 상표 수명이 외국 상표에 비해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특허청이 현재 등록된 상표 40만3671건(국내 27만1127건, 외국 13만2544건)을 대상으로 존속기간을 조사한 결과 1980년 이전에 등록돼 20년 이상된 국내 상표는 전체의 1.6%인 4297건에 지나지 않은 데 비해 외국 상표는 7.7%인 1만245건이었다.

존속기간이 10∼20년인 상표의 경우도 국내 상표는 전체의 17.5%(4만7423건), 외국 상표는 25.7%(3만4110건)였다. 반면 존속기간이 10년 미만인 상표는 국내상표가 80.9%(21만9407건)나 된 반면 외국 상표는 66.5%(8만8189건)에 그쳤다.

또 지난달말로 상표 존속기간(10년)이 만료돼 다시 존속기간 연장을 신청한 경신등록률도 외국상표는 16.4%였으나 국내 상표는 1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상표의 단명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등록상표 가운데 경신등록 대상 1만1264건 중 존속기간을 연장한 상표 1151건을 제외한 나머지 90%에 이르는 1113건은 버려진 셈이다.

국내 상표의 단명은 짧은 기업역사와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발맞추거나 가파른 물가상승에 따라 상품가격을 올리기 위해 상표를 바꾸는 일이 잦았기 때문.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품의 얼굴이랄 수 있는 상표에 대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허청 김태만(金泰晩)심사관은 “상표를 처음 등록할 때부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상표전략을 짜는 방안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상표 중 최장수 상표의 나이는 46세로 54년 5월에 등록된 장류 상품 ‘샘표’였다. 이어 같은해 9월의 진로와 11월의 무궁화(밀가루)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세계적 브랜드평가기관인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6월을 기준으로 세계 유명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대체로 장수브랜드일수록 브랜드 가치가 높았다.

세계에서 브랜드 ‘몸값’이 가장 높은 것은 코카콜라로 840억달러였고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570억달러, IBM 440억달러, 제너럴일렉트릭 335억달러, 포드 332억달러 순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소니 140억달러(18위),도요타자동차 120억달러(20위), 혼다자동차(110억달러), 삼성 52억달러(33위) 등이 브랜드 가치가 높았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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