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투가 뭔가요" 벤처 파업무풍…철저한 보상 요인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4개 자동차업체 노조가 6일 전면파업에 들어가는 등 ‘춘투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벤처업계만은 ‘파업 무풍지대’에 놓여 있다.

벤처기업협회에는 1000여개사가 회원사로 등록돼 있지만 이중 노조가 있는 업체는 하나도 없다. 물론 임금을 둘러싼 지리한 협상도 벌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철저한 보상제.

네트워크 솔루션업체 CCR은 지난해말부터 ‘두 배 급여제’를 실시하고 있다. 매분기별로 달성목표를 정해 가장 충실히 수행한 직원 두 명에게 다음 3개월간 월급의 두 배를 주는 제도. 전직원이 누구라도 추천한 뒤 직원평가위원회에서 팀별 목표와 해당 팀원의 회사 기여도를 따져 두 명을 선발한다.

윤석호사장은 “연봉은 높지 않아도 충분한 인세티브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두 배 급여제의 기본 취지”라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는 더 많은 대가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위즈는 최근 지방출신 연구·개발 인력을 위해 1억4000만원을 들여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방 5개짜리 아파트 한 채를 전세내 직원전용 기숙사로 제공했다. 직원들은 월 6만원의 관리비만 내면 되며 각종 생활필수품은 회사측이 무료로 제공한다.

초정밀 진단계측기를 생산하는 네스테크는 지난달 CEO 후보 10명을 뽑아 각 사업장의 부문장으로 발령냈다. 1년 동안 능력을 검증한 뒤 주주총회를 거쳐 새 사장으로 추대할 계획.

이밖에 △한국통신하이텔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미국 스탠퍼드대 한달 무료연수를 실시하고 △미래산업은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에게 매년 1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약을 지어주고 있으며 올 설에는 임직원 350명에게 30만원 상당의 보약 한재를 살 수 있는 티켓을 줬다.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벤처기업에는 고용주와 피고용주라는 이분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스톡옵션을 갖고 있어 회사에 이익이 생기면 바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을 직원들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춘투가 일어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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