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피신했나?…기술주투자 늘려 성격변화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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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인가 기술주펀드인가’

최근 미국의 일부 헤지펀드들이 기술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어 헤지펀드인지 기술주펀드인지 구별이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8일자에서 “지난 몇 년간 해외채권 및 외환투자에서 피해를 본 일부 헤지펀드들이 복잡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대신 기술주 펀드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흥시장에서의 투자 손실과 달러-엔 환율의 흐름을 잘못타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더 이상 국제적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하지 않으려한다는 것. 자연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주식에 더 비중을 둠으로써 아예 순수 주식형 펀드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라고 AWSJ은 전했다.

소로스의 퀀텀펀드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다 3분기 들어 더블클릭, 퀄컴 등 대형 기술주를 집중 매입한 결과 35%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헤지펀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세계의 주요 거시경제 시장, 특히 외환 및 국제 채권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은 지난 2년간 크게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전문가는 “한 헤지펀드의 경우 지난해 수익을 낸 기간보다 내지 못한 기간이 더 길었다”면서 “그나마 12월에 주식 투자로 고수익을 올려 6%라도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예를 들었다.

이같은 형편이다보니 일부 헤지펀드들은 기술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를 만들어 분사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AWSJ은 “헤지펀드들이 기술주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당장 수익을 높일 수는 있지만 외환과 주식이 반등할 수 있는 일본을 비롯해 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투자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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