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무역흑자 5억달러 예상…월말 밀어내기 수출 영향

  • 입력 2000년 2월 29일 18시 18분


2월중 무역수지가 5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기록해 다시 무역흑자 기조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흑자 반전에 대해 업계는 대통령의 수출 독려 이후 강도 높은 수출드라이브가 걸리면서 정부가 이른바 ‘밀어내기’ 구태를 재연하는 등 억지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 29일 긴급 설명회를 갖고 “월말로 갈수록 수출물량이 급증하면서 5억달러 가량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자부에 따르면 2월 1∼28일 중 수출은 114억5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7% 증가하고 수입은 115억6400만달러로 51.4%가 늘어나 1억여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자부는 2월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수출이 10억달러 이상을 기록, 수입보다 6억달러 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돼 2월중 무역수지는 5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29일 중에 3억달러어치의 선박이 수출되는 등 선박과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출물량이 대기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흑자 반전 이면에는 우리 무역구조의 오랜 관행이었던 ‘밀어내기’, 즉 수출실적을 서류상으로 미리 앞당기고 반면 수입은 최대한 억제하는 방식 등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말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수출이 28일부터 1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한 반면 28일에 수입이 19일 이후 최저액인 4억4200만달러로 내려앉은 것은 정부의 ‘흑자 정책’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건조 중인 선박의 기성고를 당겨 수출로 잡는다든지 수입될 원유를 실은 선박을 공해상에 띄워놓고 달이 바뀐 뒤 통관토록 하는 것 등이 주로 쓰이는 방식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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