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동양경제誌 "韓日 유화빅딜은 결국 환상"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08분


삼성과 현대의 석유화학 통합협상이 일본 미쓰이(三井)물산의 출자 여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에서도 유화빅딜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동양경제 최근호는 ‘환상으로 끝났는가, 한일 석유화학 대동맹’이라는 특집기사에서 “한일 양국간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수습하는 일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보도요지.

한국 재계는 1998년말 삼성과 현대의 유화빅딜을 추진하면서 미쓰이물산에 투자를 요청했다. 양사의 유화사업을 합치면 부채가 5조7000억원이나 되지만 연간 에틸렌 생산규모가 150만t으로 아시아 최대, 최신 설비가 된다. 미쓰이는 한국 전경련과 교섭한 끝에 작년 11월 일본 컨소시엄이 500억엔을 출자키로 하는 등 3개항에 합의하고 통합법인의 수출독점권을 요구했다. 단 500억엔으로 첨단설비를 지배하고 수출독점권까지 얻는다는 점에 끌린 것. 그러나 미쓰이로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받은 미쓰이화학 스미토모(住友)화학 등 5개사는 해외사업에 손댈 여유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미쓰이는 미국과 중국 기업에도 출자를 요구했으나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미쓰이물산은 협상에서 당장 발을 빼도 상처는 입지 않는다. 다만 한국정부와 삼성 현대의 체면을 고려해 원만히 끝내고 싶어할 뿐이다. 한국은 일본 자금에 큰 기대를 걸었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면 대일감정이 악화되기 쉽다. 한일 양국간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섭은 이미 그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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