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대해부]3개「시리즈 펀드」장세 대응

  • 입력 1999년 8월 2일 18시 30분


7월초부터 중순까지 종합주가지수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식시장 내부에선 급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장세가 펼쳐졌다.

동아일보와 LG경제연구원은 이런 혼조장세(7월5∼16일)에서 각 펀드의 업종별 대중소형별 주식투자비중 변화추이를 조사, 펀드의 장세대응 행태를 분석했다. 이 기간중 대형주는 7.58%, 중형주는 1.13% 오른 반면 소형주는 0.40% 하락했다. 대형주가 여전히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었다.

분석대상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박현주펀드, 현대투신운용의 바이코리아펀드,한국투신의 파워코리아펀드 등 시리즈펀드 3개.

▽미래에셋 박현주펀드〓1호,2호,5호는 급등락 상황에서도 대형주의 편입비중을 그대로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편입비중이 7% 가량 늘어난 반면 화학업종은 8% 가량 비중이 줄었다.

전기전자 업종의 주식값은 15%가량, 화학은 1%가량 상승했다. 편입비중이 늘어난 전기전자 업종 주가가 큰폭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종목교체에서 재미를 본 셈. 그 결과 위험도를 감안한 동아―LG펀드평가지수(FWI)는 평균 1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현대투신 바이코리아펀드〓성장형 펀드는 중형주 편입비중이 12%가량 증가했다. 음식료 철강 건설 도매업종의 중형주 비중이 3∼5%씩 증가한 반면 자동차 금융업종은 3∼5%씩 감소했다. 편입비중이 늘어난 업종은 0.6∼3.8%, 비중이 줄어든 업종은 7.8∼9.1%씩 주식값이 상승했다. 종목교체 작업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바이코리아펀드의 FWI 하락폭은 평균 15포인트.

▽한국투신 파워코리아펀드〓펀드별(골든주식, 로얄주식, MVP)로 최대 6% 가량 소형주 투자비중이 늘어났다. 펀드매니저별로 매매방향이 정반대로 나타나는 등 독립적인 색채가 뚜렷한 게 특징. 예컨대 골든주식의 경우 전기전자 음식료 편입비중이 증가한 반면 화학비중은 감소했다. 로얄주식은 거꾸로 화학업종을 매수하고 전기전자업종은 매도했다. 7개 파워코리아펀드의 FWI 하락폭은 평균 18포인트.

▽분석결과〓LG경제연구원은 “바이코리아 파워코리아펀드가 중소형주 편입비중을 증가시키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반면 박현주펀드는 대형주를 고집했다”며 “그 결과 박현주펀드의 FWI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고 설명했다.(도움말 이원흠 LG경제연구원상무)

▼펀드매니저 3인의 변▼

★미래에셋 김영일펀드매니저

주가등락이 심했지만 매매는 별로 하지 않았다. 박현주 1,2,5호의 경우 종목구성에 변화가 거의 없었다. 펀드운용의 기본적인 원칙은 펀드가 항상 저평가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 대중소형주 또는 업종을 따져가며 펀드의 골격을 짜기보다는 저평가된 종목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다. LG화학 등 과도하게 상승한 종목은 차익을 실현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을 예상, 선물을 매도한 게 수익률 방어의 결정적인 요인. 또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리스크관리를 했다.

★한국투신 김경배펀드매니저

소형주 비중이 높다고 하지만 그렇게 펀드종목을 구성한 것은 아니다. 환매가 발생하면서 전체적으로 펀드종목을 줄이는 ‘슬림화작업’을 했기 때문에 소형주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을 것이다. 혼조장세로 들어가면서 수출관련주도주 업종대표주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전체적으로 대중소형주 비중을 균형있게 유지하려고 했다.

주식편입비중이 초과된 펀드 주식을 팔면서 선물을 일부 매도했지만 재미는 별로 보지 못했다. ‘파워코리아’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개별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독자적인 의사결정으로 운용되므로 매매패턴이 다를 수도 있다.

★현대투신 강신우펀드매니저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동성이 좋은 대형주 중심으로 팔다보니 중형주의 비중이 높아진 것 같다. 주가가 올라 일부 펀드가 편입비율(80%)을 초과했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맞춰 보유주식을 털어냈다. 대한제당(음식료) 태영(건설)의 주가가 많이 올라 중형주 편입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또 SK(화학)와 신한은행(금융)주식도 조금 팔았다. 종목별로 목표가격대에 도달할 때까지는 교체매매를 잘하지 않는 타입이어서 적극적인 매매는 하지 않았다. 분석기간중 선물매도 등 헤지(위험회피)는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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