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유망직업]인터넷마케터

  • 입력 1999년 1월 13일 19시 42분


외국인 회사에 다니던 이승우(李承祐·30)씨는 1년반 전 인터넷을 이용한 사업이 ‘뜰 것’으로 보고 전직을 결심했다.

그의 새 직장은 ‘메타랜드(http://www.metaland.co.kr)’. 전자상거래(EC) 전문업체의 선두그룹에 속한다.

이곳에서 그는 상품을 기획하고 입점시키고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을 수정해 나가는 ‘머천다이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2년이 조금 넘었다. 사이버시장에 뛰어드는 젊은 ‘인터넷마케터’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과 마케팅의 창조적인 결합.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진열된 물건 가운데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전자결제를 하면 며칠내로 상품이 배달된다. 굳이 백화점이나 상가를 돌아다니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유통혁명’이라고도 하며 갖가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인터넷의 종착역은 전자상거래라는 말도 있다.

한국사회의 전자상거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작년 5, 6월경이 큰 고비였어요. 전자상거래가 한국에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팽배했죠. 사실 그때 많은 이들이 유학을 가는 등 업계를 떠났어요. 저도 고민을 많이 했구요.”

업계 관계자가 전하는 국내 전자상거래의 실상이다. 인터넷 쇼핑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제약들은 사실 만만치 않다.

기존 유통질서의 장벽, 지리적 여건에 따른 쇼핑문화도 장애요인. 전자결제, 개인정보보안등기술적인 문제도 비관적 전망을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지난해 국내 인터넷 쇼핑이 올린 연간 매출액은 1백50억원 규모에 불과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한다. 황금알은 커녕 현상유지도 힘들 정도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체들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내에 인터넷 쇼핑의 역사를 연 ‘데이콤인터파크(http://interpark.com)’를 비롯해 3백50여개의 업체가 생겨났다. 올해에는 1천5백∼2천개로 늘어날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 물론 아직은 판매와 결제, 보안 배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명실상부한 전자상거래 업체는 20여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업계는 2000년을 사이버시장이 기존 유통질서에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원년(元年)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선발주자인 데이콤인터파크 이기형(李奇衡·36)대표는 “현재 활동중인 업체들의 상당수가 내년을 ‘손익분기점의 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다. 우선 현재 2백만명 수준인 인터넷 사용자가 2000년에 들어서면 4백만명으로 늘어나고 쇼핑문화의 변화에 따라 대부분 인터넷 쇼핑 고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창기인 96년 14억원 정도였던 매출액도 2000년에는 1천4백86억원, 2001년에는 4천3백7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데이콤인터파트측은 전망하고 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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