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EU 통상분쟁 심해질듯…『주류 車등 미해결땐 제소』

  • 입력 1999년 3월 9일 19시 38분


주한 유럽연합(EU)기업들은 9일 한국이 여전히 갖가지 무역장벽으로 공정 경쟁과 추가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통상현안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즉각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주한EU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무역장벽 보고서’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한EU대표부 프랑크 헤스케 대사는 “EU기업들이 오늘 공식 제기한 통상 현안을 한국 정부와의 협상 의제로 삼을 생각”이라며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세계무역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EU간 통상분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주류〓소주에는 4백61원, 위스키에는 24배나 많은 1만3천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과세 문제 해결이 가장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EU기업들은 또 주류의 정가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 대신 알코올 함량에 의거한 종량세를 도입하라고 촉구.

▽자동차〓EU측은 배출가스 및 연료 소비 효율 또는 차량 연식에 따른 대체 세금부과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입자동차 소유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제약〓지난 10년간 이 부문의 무역장벽이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복제약품에 대한 보험 약가를 대폭 인하할 것 △지나치게 낮은 신제품가격을 현실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무역 및 마케팅〓 EU를 단일국가로 인식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여전히 개별 원산지 증명을 요구하는 등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

▽은행 등 금융권〓EU측은 외국은행 지점에 대한 한국의 감독책임을 본국에 이양하고 자유로운 시장진출을 위해 주거래은행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