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貿協 하반기전망 내부보고서]주력수출품 줄줄이「침몰」

입력 1998-07-30 19:26수정 2009-09-2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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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해외시장에 자신있게 내놓을 물건이 없습니다. 일본의 엔저현상과는 반대로 원화환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선진국들의 수입규제에다 노사분규까지 겹쳐 올해 수출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올초 원화가치 하락과 함께 우리상품이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서 한때 몰락하는 한국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수출.

그러나 요즘 무역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너나 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비관적인 전망뿐이다.

수출이 추락하고 있다. 7월 수출실적은 올들어 처음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로 곤두박질쳤다. 무역협회는 올 연간 수출이 40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나마 상반기에 수출증가를 주도했던 주력상품들이 하반기 들어 가격경쟁력을 잃고 감소세로 반전될 것으로 무협은 예측한다.

14개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증가세를 보이는 품목이 작년의 경우 8개 정도는 됐으나 올들어선 상반기에 7개품목으로 줄었다가 하반기에는 5개품목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증가세가 예상되는 품목들도 환율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돼 해외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까지 크게 호조를 보였던 석유화학제품은 국제가격이 바닥세를 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의 밀어내기 물량이 그대로 남아있어 올해엔 9.5%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상반기중 47.8%나 증가했던 선박의 경우 하반기 들어 증가세가 3.3%로 추락하고 31.7% 증가했던 철강도 7.3%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섬유제품과 타이어가 작년 감소세에서 올 상반기 증가세로 돌아선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증가율을 유지해 불황기 효자수출상품 노릇을 할 것이란 점.

무협은 또 한국상품을 둘러싼 무역환경도 크게 악화돼 수출전선에 악재(惡材)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우선 주요수출시장인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의 경기침체가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엔화약세에다 중국의 위안화의 절하가능성 등 복병이 도처에 깔려있다.

여기에다 아시아국가들이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선진국시장에 대한 수출을 크게 늘리면서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도 큰 변수다.

무협 관계자는 “최근 환율하락에다가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금융경색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무역업계는 올 3·4분기(7∼9월)를 최대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며 “하반기 경제정책은 수출촉진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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