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농림부 「김포매립지 갈등」 증폭

  • 입력 1998년 4월 27일 19시 56분


김포매립지의 용도변경을 둘러싼 동아건설과 농림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동아건설은 27일 40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해 김포매립지 3백73만평을 산업 및 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외국 투자자문 용역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사와 외자유치 중개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맞서 김동태(金東泰)농림부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최원석(崔元碩)동아건설회장이 17일 김성훈(金成勳)장관을 방문, 용도변경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약속해놓고 또다시 이를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작년 대통령선거 당시 김포매립지의 개발을 공약했다. 한편 창업지가 대전인 동아건설이 최근 자민련을 통해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동아건설 외자유치 중개계약 체결〓동아건설은 조만간 농림부와 인천시에 외국인 투자자유지역 조성계획을 제출한 뒤 김포매립지의 용도변경 및 개발계획에 대한 정부의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27일 체결한 외자유치 중개계약의 주요 내용은 먼저 김포매립지를 외국인 투자자유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프라이스워터하우스가 계약체결 후 6개월 이내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확정해 4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다는 것.

동아건설은 총 10조원을 투자해 앞으로 10년 동안 김포매립지를 첨단 산업 및 물류 관광위락단지로 개발해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동북아의 중심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동아건설은 김포매립지의 용도변경에 따른 특혜 시비와 농지 감소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이익금 전액을 △실업기금 △도시발전개발기금 △국내외 대체농지조성비 등으로 사용하도록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사〓외자유치계약을 체결한 PW사는 다국적 회계법인으로 투자 중개기관이지 직접 투자하는 기업은 아니다. PW사 관계자들은 전세계 1백20개국에 흩어져 있는 6만여명의 자사 전문인력을 동원해 외자유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아건설과 PW사는 민간기업의 외자 유치사상 최대규모인 40억달러 투자유치를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외자유치 실패시 PW사의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농림부 대응〓김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회장이 17일 정부 과천청사로 김장관을 방문해 사실상 정부방침을 수용했다”며 회동내용을 공개했다. 김차관은 “최회장이 정부에서 용수로 건설비용을 부담해달라고 요청했고 김장관은 용수로 건설에 따르는 행정적인 애로를 앞장서서 해결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20일에는 국무조정실에서 용도변경 불가를 밝혔는데도 24일 동아건설측이 용도변경을 재차 요청하고 공개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농림부는 매립지 용도변경을 해주는 것은 엄청난 특혜이고 현대 서산매립지 등 다른 간척지로부터 민원이 봇물처럼 밀려와 정부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부는 주곡자급 및 식량안보를 위해 김포매립지를 농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 진·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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