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재검토 불가피』…감사원-건교부,장관회의서 공방

  • 입력 1998년 4월 8일 20시 11분


8일 열린 경부고속철도 관계장관 회의에서는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은 감사원과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가 열띤 논란을 벌였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는 기관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는 미묘한 사안임을 감안, 감사원과 건교부 양 기관의 입장을 다 살려주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은 발언 요지.

▼김총리서리〓경부고속철도사업은 우리의 기술축적에 비추어 너무 서둘러 진행한 느낌이 든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외환위기를 맞은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사업계획의 재조정은 불가피하다. 최대의 국책사업인 경부고속철도사업이 투명하고 일관성있게 추진되는데 오늘 회의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안번일(安繁一)감사원사무총장〓고속철도 총공사비가 고속철도공단이 예상했던 17조원이 아니라 22조원을 넘기 때문에 재원조달이 어렵고 경제성도 떨어져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경제성과 재무구조의 건전성 측면에서 볼 때 엄청난 이자지출이 불가피할 경부고속철도는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이정무(李廷武)건교부장관〓사회간접자본(SOC)은 단순히 경제성이나 수익성 차원에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경부고속철도 신공항 대형댐공사 등은 산업의 기반이 되는 SOC인데다 실업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형공사이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성의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총공사비가 대폭 늘어난다는 감사원 결론은 2005년까지 투입되는 17조5천억여원의 건설비 외에 그뒤 30년간의 운영비 등을 가산했기 때문이다.

▼정종환(鄭鍾煥)철도청장〓포화상태인 경부고속도로와 기존 철도만으로는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경부고속철도 건설 외에는 물류문제를 해결할 방책이 없다.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지금은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이 잘됐느니 못 됐느니 하며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공기단축과 비용 최소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최재욱(崔在旭)환경부장관〓우리부와 관련 사안인 소음문제가 경부고속철도사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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