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빌딩’의 에너지 줄이기.
가파르게 치솟은 서울 여의도 63빌딩. 일상시간 동안 빌딩에 상주하는 인구 1만여명, 유동인구 3만여명으로 연간 에너지사용료가 57억2천여만원. 인구 13만여명인 경기 하남시의 씀씀이와 맞먹는 ‘큰 돈’이다.
63빌딩이 1년에 전기요금을 10% 줄일 때 절약할 수 있는 돈은 3억7천3백여만원. 여기에 수도요금과 가스사용료의 10% 절감액(2억1천여만원)을 더하면 총 절감액은 5억8천여만원. 큰 몸집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많은 만큼 조금만 줄여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즘 63빌딩 복도는 어둡다. 3만4천여개의 형광등 백열등 가운데 낮에는 절반 가량만 켜고 밤에도 2만3천여개만 켜 놓기 때문.
‘물 한 번 내리는 데 22원.’ 화장실 변기에 붙어 있는 이같은 내용의 스티커 문구를 보면 물 내리기가 미안할 정도. 습관적으로 2, 3차례 씻어 내리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세면기 수량도 10초당 3ℓ에서 2.5ℓ로 줄였다. 이렇게 해서 아끼는 수도요금만 1년에 5백여만원이다.
63빌딩의 자랑인 초고속 승강기도 더 이상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다. 시속 33㎞의 속력을 24㎞로 줄여버렸다.
신동아그룹 비서실 최지호(崔智皓)과장은 “외부인들의 편의를 위해 아직은 절약목표를 10%로 낮췄지만 절약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깊어지면 더욱 강력한 ‘절약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성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