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적소 전문인력 추천 헤드헌터업체 『장사진』

  • 입력 1998년 2월 2일 19시 38분


기업들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기업에 중견 간부를 소개해주는 헤드헌터 업체들이 대목을 맞고 있다. 고용불안을 느끼는 차장급 이상 간부들이 이력서를 들고 줄을 이어 헤드헌터 업체를 찾는다. 이 중에는 내로라하는 대기업 사장들도 상당수 끼어 있다. 유니코서치 김형진(金炯鎭)사장은 “작년에는 보통 1주일에 1백50명 정도가 찾아왔으나 올들어 3백명 가량이 이력서를 놓고 간다”며 “부장급 이상 임원은 3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10대 그룹 자금부에서 근무해온 서모차장은 지난달 7일 이력서를 들고 HT컨설팅사를 찾아왔다. 회사가 흔들려 더 이상 마음을 놓고 근무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HT컨설팅이 마침 국내 굴지의 금융기관으로부터 국제금융분야 전문가를 찾아달라는 주문을 받아놓고 있던 터라 서차장은 지난 1일 회사를 옮길수 있었다. 대기업에서 영업기획을 맡고있는 전무이사 K씨(48). 회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연말 헤드헌터 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했다가 최근 외국업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10월 LG인터넷 공채사장으로 취임한 이양동(李亮東·38)사장도 삼성데이타시스템 차장으로 근무하던 중 헤드헌터를 통해 자리를 옮긴 케이스. HT컨설팅 김낙기(金樂基)사장은 “심지어 삼성 LG 등 대그룹 사장급의 이력서가 수북히 쌓여 있다”며 “공급이 크게 늘어난데 비해 수요가 줄어 성사 건수는 작년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력서를 제출한 사람들중에는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어학능력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지원자들이 많아 성사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처음 생긴 헤드헌터업체는 국내에 80년대말 들어온 이래 약 70여개가 성업중이다. 경영자 첨단기술자 과학자 등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소개해주고 수수료(연봉의 10∼20%)를 받는다. 평균 1만여명의 파일을 갖추고 필요한 분야의 인물을 ‘헌팅’한다. 인물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자기 소개서를 받고 직접 만나 면담자료를 챙겨놓는다. KK컨설팅 김국길(金國吉)사장은 “최근 외국 컨설팅 업체와 함께 주력사업을 선정중인 한 대그룹이 정보통신 유통분야 전문인력을 찾아달라고 의뢰해왔다”며 “불황으로 대량해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말 필요한 부문의 인력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헤드헌터 업체들은 외국계 기업의 본격진출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국내시장 환경이 다소 호전되는 6월경부터 유통 금융 보험 화학 분야의 외국 기업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리라는 전망이다. 김국길사장은 “이미 5,6개 외국 업체로부터 의뢰를 받고 사전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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