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주식매집 급증…13社 지분 5%이상 확보

  • 입력 1998년 2월 1일 20시 12분


특정 상장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외국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략 대상’이 된 기업들은 외국인들의 주식매집이 단순 투자목적인지, 아니면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전면 허용될 것에 대비한 포석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증권감독원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단일 외국인의 지분이 5%를 넘어선 상장사는 모두 13개사. 세계적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는 대표적 우량기업인 SK텔레콤과 LG그룹 계열 LG화재보험 주식을 각각 41만6천주(6.69%)와 26만여주(6.09%)나 사들였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오크마크 펀드도 SBS방송의 대주주인 태영 주식을 6.89%, 롯데칠성 주식을 9.94% 확보했다. 역시 미국계인 제네시스 어셋 매니저스도 웅진출판 에스원 서흥캅셀의 주식을 대량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대웅제약 현대종금 부광약품 영풍제지 코오롱 등도 단일 외국인에게 5% 이상의 주식을 허용한 상장회사들. 특히 대우통신은 지난달 31일 미국계 아팔루사 투자회사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줘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적대적 M&A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외국인들이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주식매집 목적은 ‘단순투자’. 그러나 외국인 1인이 상장회사의 주식을 10%이상 보유할 경우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규제(10%룰)가 곧 폐지될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장악목적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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