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열경제부총리가 『새로 생긴 대출여력 30조원을 기업에 지원하라』고 당부한데 대해 은행권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은행권은 공공기금의 후순위채권 인수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연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는 데 약간 숨통이 틔었지만 기업을 지원할 여력이 충분히 생긴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후순위채권 차입으로 자기자본비율이 약간 높아졌지만 연말까지 간신히 턱걸이를 할 수 있는 수준일 뿐 30조원씩이나 대출여력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각 은행은 『연말의 자기자본비율보다 정부가 경영개선권고 등을 내리게 되는 기준인 내년 3월말의 자기자본비율이 중요한 데 연말 이후 자기자본비율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와 함께 『종합금융사 처리과정에서 기업부도가 크게 늘어 부실채권이 급증할 우려도 높으므로 지금 약간 여유가 있다고 해서 대출을 늘리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S은행의 한 관계자는 『원화자금도 사정이 비숫하지만 무역금융의 경우는 달러화가 없어 지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J은행의 모 상무는 『정부가 은행에 막연하게 대출협력을 당부하는 것보다 정부의 은행권에 대한 원화 및 달러화 자금 지원과 기업대출을 연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천광암기자〉